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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무 일도 하기 싫은 날, 나만 그런 걸까?
출근길 발걸음이 무겁다. 책상 앞에 앉아도 손이 움직이지 않고, 무언가를 해도 성취감은커녕 허무감만 남는다.
분명 어제까진 괜찮았는데, 왜 이렇게 기운이 쭉 빠졌을까?
나만 이렇게 지치는 건 아닐까?그럴 때일수록 되묻게 된다.
혹시 이건 ‘게으름’이 아니라 ‘번아웃’일지도 모른다.
번아웃은 게으름이 아니라, 과한 책임감이 만든 ‘정신적 탈진’
심리학에서 말하는 **번아웃 증후군(Burnout Syndrome)**은 단순한 피로가 아니다.
과도한 스트레스와 감정노동이 지속되며, 신체적·정신적으로 탈진한 상태를 말한다.
미국심리학회(APA)에 따르면 번아웃은 다음 세 가지 핵심 특징으로 구분된다.- 감정적 탈진
에너지가 바닥나고, 매사에 무기력함을 느낀다. 평소 잘 해오던 일조차 버겁게 느껴진다. - 비인격화(냉소감)
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무관심하거나 냉소적인 태도를 보인다. 특히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떨어지며, 일에 애정이 사라진다. - 성과감 저하
열심히 해도 보람이 없다. 자신이 쓸모없게 느껴지고, “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?” 하는 생각이 자주 든다.
이 세 가지가 일정 기간 이상 지속된다면, 이는 단순한 컨디션 저하가 아니라 ‘회복이 필요한 상태’일 가능성이 높다.
번아웃은 왜 생길까? — 심리학적 원인
1) 성취 중심의 정체성
많은 사람들은 ‘성과’와 ‘능력’으로 스스로를 정의한다.
일이 곧 나의 존재 의미가 되고, 결과가 좋으면 존재 가치가 있다고 여긴다.
문제는 이런 정체성이 오래 유지되면, 어느 순간 **‘나는 일 외엔 아무것도 아니야’**라는 왜곡된 믿음으로 번아웃에 빠지게 된다.2) 경계 없는 책임감
‘내가 아니면 안 된다’, ‘끝까지 책임져야 한다’는 강박은 많은 번아웃 경험자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특징이다.
이런 사람들은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, ‘괜찮다’는 말로 스스로를 속인다.
그 결과, 점점 감정이 고립되고, 지쳐가면서도 주변엔 티를 내지 못한다.3) 감정 억압과 외면
‘힘들다’, ‘그만하고 싶다’는 말조차 죄책감을 느끼며 꾹 눌러 담는다.
감정은 억누를수록 내면에서 더 큰 에너지 소모를 만든다.
결국 감정의 누수는 무기력, 분노, 냉소, 자기비하 같은 형태로 터져 나오게 된다.
번아웃을 회복하는 심리학적 전략
1) 감정의 언어를 되찾기
무기력할수록 ‘감정 표현’은 더 중요하다.
“요즘 너무 지쳤어”, “내가 뭘 위해 이걸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”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정서적 해소가 일어난다.
감정 일기를 써보거나,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털어놓는 것이 좋다.2) 자기 연민(Self-compassion) 훈련
자기비판이 익숙한 사람일수록, 자기연민이 낯설게 느껴진다.
그러나 심리학자 크리스틴 네프는 자기연민이 번아웃 회복의 핵심이라고 말한다.
"지금 힘든 나에게, 내가 친구라면 어떤 말을 해줄까?"
그 따뜻한 말을 매일 스스로에게 해보자.3) '해야 할 일'보다 '회복할 일' 리스트 만들기
To-do 리스트가 아닌, Rest-do 리스트를 만들어보자.
- 산책 15분
- 좋아하는 음악 듣기
- 커피 마시며 창밖 보기
- 아무것도 하지 않기
작고 단순한 행동이 번아웃의 굳은 마음을 풀어준다.
‘열심히 살기’ 대신, ‘가끔은 멈춰도 된다’는 메시지를 스스로에게 전하자.
번아웃을 ‘극복’하는 게 아니라 ‘회복’하는 것
번아웃에서 벗어난다는 건, 다시 불처럼 활활 타오르자는 이야기가 아니다.
더 이상 불태우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받아들이는 것이다.
더 많이 해내지 않아도, 더 많이 노력하지 않아도, 나의 가치는 여전하다는 것을 알아주는 시간.
그게 바로 번아웃 회복의 첫걸음이다.'감정 심리학' 카테고리의 다른 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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